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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김철웅의 음악으로 여는 세상] 전영세, 전제덕 그리고 스티비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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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조산아로 태어나서 출생 직후 보육기(인큐베이터)에 들어갔지만 산소 과다 공급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가난하고, 흑인이며 또 눈이 보이지 않는 이 소년에게 “네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주전자 손잡이를 만드는 일 정도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주전자 손잡이 대신 하모니카를 잡았고 11살 때 한 음반 제작사의 가수 시험에 합격, 이후 30개가 넘는 최고 인기곡을 발표하며 전 미국 음반 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상을 21번 수상했습니다. 이 소년이 바로 오늘 ‘음악으로 여는 세상’에서 소개해 드릴 ‘스티비 원더’라는 미국 가수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고 작곡을 하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저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요, 불굴의 의지로 일어선 이런 음악가들의 삶과 그들의 음악은 저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음악 듣고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스티비 원더의 ‘당신은 내 인생의 빛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첫 곡으로 듣습니다.

- Stevie Wonder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영어 가사를 잘 알아들을 수 없어도 햇볕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것 같은 밝고 경쾌한 곡조는 느낄 수 있으셨죠?

스티비 원더는 1950년생으로 피아노, 오르간, 하모니카, 드럼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가수이자 작곡가입니다. 미국 대중 가수지만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남쪽에 와서 저도 많이 접한 가수인데요, 처음에 이 사람이 앞을 보지 못하다는 사실에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앞을 보지 못하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으니까요. 노래 한 곡 더 듣겠습니다. Isn’t she lovely? 그녀, 아름답지 않나요? 스티비 원더가 자신의 딸이 태어났을 때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요, 눈으로 직접 자신의 딸을 볼 수는 없었겠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는 딸에 대한 감정을 담은 노랩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 Stevie Wonder 'Isn’t she lovely?'


스티비 원더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쪽에서 주목받는 음악가 중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재즈 피아노를 치는 전영세 씨. 녹내장으로 두 살 때 시력을 잃은 전 씨는 피아노로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 씨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더군요. “눈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자신의 친구들도 연주 중에 눈을 가리고 한다.” 전 씨의 이런 긍정적인 생각이 바로 오늘날 그를 만든 것 같습니다.

남쪽에는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길 안내를 하는 큰 개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영세 씨도 첫 음반에 자신의 첫 맹도견, 찬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를 첫 번째 곡으로 실었는데요, ‘앞으로’ 라는 곡입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전영세 ‘앞으로’

하모니카, 여러분께도 익숙한 악기죠?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씨. 남쪽에선 한창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는 음악가인데, 이분도 앞을 보지 못합니다.

전 씨는 생후 2개월에 열병을 앓고 시력을 잃었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해 사물 놀이패에서 장구를 쳤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하모니카 연주곡을 듣고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 씨는 독학으로 입술이 부르트도록 하모니카를 불었고 오늘, 남쪽에서 독보적인 하모니카 연주자가 됐습니다. 전 씨의 첫 번째 음반. ‘전제덕’ 중 ‘바람’ 듣겠습니다.

- 전제덕 ‘바람’

하모니카로 이렇게 유려한 노래를 낼 수 있다는 것 저도 처음 느낍니다. 전제덕 씨에 대한 자료를 찾다 보니 전 씨도 이런 말을 했더군요, “뭔가 잘 될 거라는 믿음. 그것이 참 중요한 것이다.”

전제덕 씨, 스티비 원더 같은 장애를 극복한 음악가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아마 이런 것이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에서는 ‘희망’을 듣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제덕 씨의 ‘멋진 변화(Cool Change)’들으면서 음악으로 여는 세상 이 시간 마칩니다.

- 전제덕 'Cool Change'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 지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