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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관련소식/증언-북한생활1

[북한에 살다 남한에 와보니] 김태산 전 체코 주재 북한 무역회사 사장 ② "자유로운 선거 문화에 놀라"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0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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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살다 남한에 와보니’ 이 시간은 탈북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탈북자 김태산 씨와 함께하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김태산 씨는 평양 인민경제대학을 졸업하고 경공업성 대외사업국 책임부원을 지낸 북한 사회의 고급 인력에 속했던 인물입니다. 김 씨는 해외에서 전 체코 주재 북한 무역회사 사장, 즉 소위 무역 일꾼으로 일하다 북한의 독재체제에 환멸을 느껴 2002년 남한에 망명했습니다. 현재 김태산 씨는 북한사회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RFA PHOTO/이현기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워싱턴 본사를 방문한 김태산 씨

김태산 씨는 이 회견에서 북한 정부는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이 먹고살기 어렵고 직업도 없어 거지로 살고 있으며 범죄를 저질러 잡혀간 사람과 죽은 사람도 많다고 설명하고 살기가 어려워서 북한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다고 선전을 하지만 그 선전과는 반대로 자기는 남한에 망명하고 남한 정부는 김 씨에게 17평짜리 아파트를 무료로 주고 3만 5천 달러의 거금까지 줘 살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질문 : 북한에서 50여 년을 살았고 남한으로 망명하고 7년여 동안 남한에서 사셨죠. 남한에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북한에선 인민회의 대의원 등을 뽑는 선거를 겪었는데 어떤 점이 다른지 이야기해 주시지요?

답변 : 북한도 선거는 합니다. 최고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라고 해서 투표를 합니다. 저는 남한에 와서 3번의 선거에 참가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2번 참가했습니다. 16대와 17대 대통령 선거 때에 선거라고 해서 북한처럼 생각하고 투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선거하게 되면 최고의 정치적 의의를 부여하면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치범으로 보거든요. 북한 사회의 제도를 부인하고 반대하는 사람으로 봐서 투표하지 않은 경우나 북한 정부가 선택한 대상을 반대하고 다른 사람을 써 넣는다는 일은 상상도 못하는 한마디로 형식상 그저 선거일 뿐이지 북한 수뇌부가 내세우고 싶은 사람을 그저 내세우는 단계일 뿐입니다.

질문 : 북한 수뇌부가 내세우는 사람을 선출하는 형식적인 선거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지 설명해 주시지요.

답변 : 남한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에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오지 않습니까? 야당에서도 나오고 무소속에서도 나오고 대통령 후보자가 2명이 될 수도 있고 5명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후보자들 이름이 5명이면 5명 다 투표용지에 나와 있어 투표하는 사람이 자기가 찍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을 찍었다고 해서 그 어떤 정치적인 탄압도 없습니다.
그 런데 북한에서는 우선 입후보자가 여러 명이 나오질 않게 되어 있습니다. 단일 후보입니다. 당에서 찝은 사람이 단일후보로 선출되는데 그것을 선출하는 회의를 주민회의에서 하는데 거기서 반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지요. 만일 반대하면 그 순간에 잡혀가는 거고요. 그렇게 해서 선출된 후보를 형식상 비밀투표다 해 가지고 선거장에서 투표하는데 투표용지에는 그 사람 이름 하나만이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다 그것마저도 반대하고 투표를 안 할까 봐 최고의 감시를 하면서 선거를 하기 때문에 형식상으로 투표합니다. 세계의 관심과 눈을 속이기 위한 형식상 투표인데 남조선에 와서 선거(투표)를 해보니까 참 자유롭습니다.
저도 맨 처음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씨를 찍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노무현 씨가 더 많은 지지자 표를 얻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것은 국민의 의사가 많이 반영된 것이니까? 내가 찍은 사람이 안됐다고 해서 반대를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나하고 틀린 사람이 됐다고 해서 그게 나쁜 사람이 아닌 거고요. 어쨌든 남조선에서 진행하는 선거를 보면 비밀 투표의 방법을 거치면서도 후보자로 나오고 싶은 사람은 노동자든 회사 회장이든 정치인이든 누구든지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남한에서는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해서 잡아가던가 비판을 하는 일은 전혀 없어서 자본주의 사회인 남한에서 선거 참가율이 너무 저조해서 60% 참가했다. 30%의 투표율을 보이기도 하지만 많은 득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니까. 의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참 자유롭고 좋습니다.

질문 : 김태산 씨를 소개하면서 북한에서 잘 나가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북한에서 잘 나가던 사람으로 어떤 집에서 살았는지 궁금하고요. 그리고 남한 정부가 지원한 현재 집은 어떤지 북한에서 살던 집과 비교해 주시지요. 북한 사람들이 탈북자들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답변: 궁금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북한 여권이 있으니까 인천공항까지 들어 왔는데 다른 탈북자들은 여권도 없고 돈도 한 푼 없이 중국을 거쳐서 동남아를 거쳐 모진 고통을 겪고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궁금할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가면 직업도 안 주고 벌어먹기가 어렵다는데 어떻게 사는지 의문을 가질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북한 정부에서는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이 먹고 살기 어려워서 직업도 없어 거지로 살고 있으며 범죄를 저질러 잡혀간 사람도 많고 죽은 사람도 많고 살기 어려워서 북한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다고 선전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선전과는 반대로 제가 남조선에 왔을 때 저도 올 때까지만 해도 탈북자들에게 혜택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제가 남쪽에 와서 일정한 조사를 거치고 교육과정을 거쳐서 나오니 저한테 17평짜리 아파트가 하나 차려졌습니다.

질문 : 남한에서 무료로 17평짜리 아파트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북한에서는 어떤 곳에서 살았습니까?

답변 : 북한에서는 일일이 평수를 알고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두 칸짜리다 세 짜리다 하지 즉 방이 두 칸짜리 집이냐 한 칸짜리 집이냐 세 칸짜리 집이냐 하지 남조선처럼 12평짜리 17평 22평 28평 32평짜리 이렇게 평수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남한에 와서 17평짜리면 얼마나 클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요. 와 보니까. 방 2개에 화장실 하나 부엌이 따로 있어 그걸 대비해 볼 때 북한에서 내가 살던 집보다 남한에서 받은 집이 약간 적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내가 살던 집은 두 칸짜리에 화장실 하나 있고 부엌이 하나 있으니까 한 20평짜리는 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런데 남한에서 17평이라고 했는데 밖에 주차장 공간이 저에게 차려져 있더라고요. 주차장도 나한테 차려진 집이더라고요. 그걸 놓고 볼 때 북한식으로 말하게 되면 주차장하고 놀이공간 등 모든 것을 따지고 보면 북한의 집도 17평 정도 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집이 크고 작건 북한하고 남한에서 준 집하고 크기를 대비하기 전에 우선 내가 남조선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사람한테 집을 하나 줬다는 것 자체가 참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북한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남조선 사람들은 노동자가 일생을 일해도 자기 집을 갖기가 어려울 거라고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조선에 갈 때 근심을 했는데 집이 생기니까. 그 이상 감사할 게 없지 않습니까. 물론 남조선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30평 40평 큰 고급 아파트에서 살지마는 저는 큰 아파트는 아니지만, 우리 4식구가 사는데 아무런 부담감이 없거든요. 그러나 뭐 좀 더 좋게 살기 위해서는 말하자면 남조선에서는 거실이라고 하는 북한에서는 전실이라고 하는데 소파도 들여놓고 TV도 놓고 손님이 오면 응접실 삼아 손님들은 맞아 살았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제가 사업을 해서 돈을 벌면 얼마든지 살 수 있고 물론 지금도 집을 장만할 수도 있는데 지금 당장 큰 집을 가질 필요가 없어서 큰 집을 장만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탈북자들에게 주는 것이 한국 돈으로 3천500백만 원 줍니다. 3천5백만 원 하면 미국 돈으로 3만 5천 달러입니다. 북한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거금이지요. 북한에서 3만 5천 달러면 일반사람들이 일생을 먹고 사는데 걱정 없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돈을 주는 줄 몰랐는데 3만 5천 달러의 거금을 주는데 그것은 저 혼자에게 주는 것이고 우리 가족에게는 600만 원씩을 주니까. 미국 돈으로 6천 달러씩 따로 주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원을 나올 때 우리 집에 차려지는 게 5만 달러가 넘었어요. 5만 달러가 넘는 돈이 저희 가정에 차려지니까. 그 돈을 가지고 (남조선에 올 때 빈손으로 왔지만) 가구, 옷, 세탁기, TV, 전자레인지, 등을 다 사고 자동차까지 사서 타고 다니고 있고 휴대전화기(손 전화기)사서 사용하고 있고 그렇게 되니까 남조선에서 오랫동안 산 사람들보다 별반 없이 살 수 있게 됐고 모든 탈북자에게 똑같이 차려지니까. 크나큰 혜택이지요. 남한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드립니다.

질문 : 지금 북한 주민들이 방송 들으면서 김태산 씨가 남한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남한에 정착해 사는 탈북자들이 그렇게 고생은 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답변 : 그런데 제 말을 듣고 일부 세상의 눈을 뜨지 못한 분들은 저거 나가서 거짓말을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고 남한에 나가더니 아마도 북한의 보위부 기관 같은 데서 내세워서 선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탈북자들이 만 6천여 명이 오다 보니까. 북한사람들도 알 것은 다 압니다. 그러니까 아마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저런 자세한 정보를 모르던 사람들은 남조선은 저렇구나 남조선에 간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니다하고 느낄 사람이 많아질 거로 생각합니다.

MC : ‘북한에 살다 남한에 와보니’ 다음 시간에는 탈북자 김태산 씨와 북한 사람들이 해외 나들이는 가능한지와 김태산 씨가 자유세계에서 시작한 사업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기 였습니다.